어렸을 적 노래방 웨이터 썰 8편 (완결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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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테란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4-05-08 10: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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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편만 쓰면 마무리 될 것 같아서
이거까지 쓰고 완결짓고 갈게요
우연히 어떤분이 노래방 이야기 쓰셔서
생각나서 시작한건데 이걸 새벽부터 지금까지 쓰게 될 줄이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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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나는 생각이 많아보였다

"너 이제 내일부터 가게 나오지 마"

누나는 담배를 끄며 말문을 열었다.


경찰이 오고 나서부터는
보도사장이 나를 의심했다고 했다.
하긴 신고할만한 사람이 나밖에 없는건 맞으니까.

괜히 나한테 해코지 할 수 있으니
내일부터는 가게에 나오지 말라고 얘기했다

"누나는 어떻게 하게?"

"일단 가게 내놓긴 하는데 나갈 때까지는 일 해야지"

"그럼 그 때까지 나도 도와줄게"

"저 사람이 가만히 있겠냐? 너가 신고한거 다 눈치챘는데..
 일단 내일부터 나오지 말고 있어 봐,  누나가 연락 다시 할게"


경찰에 신고 할 순간만 해도..
경찰이 노래방에 내려가서 그 보도사장을 끌고 나올 때만 해도
이제 모든게 다 끝난 것만 같았는데
이제 누나도 그 남자한테서 벗어나서
더 이상 맞고 사는 일 없이 잘 될거라 생각했는데..
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기분이 너무 찝찝했다.

다시 백수가 된 나는
집에서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내며
누나의 연락을 기다렸다.

하루에 롤만 열몇판씩 했지만
그래도 실딱이는 벗어나기 힘들었고
배달 음식은 좀 지겨웠고
통장은 어느덧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.

그래도 소식이라도 좀 전해주길 바랐는데
누나는 그 날 이후 연락을 계속 주지 않았다

문득 섭섭한 마음이 들어
어느날 밤 모자를 눌러 쓰고
가게로 향했다.

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카운터가  보이는 구조였는데
지하 문앞에 도착할 때 쯤
누나의 모습이 보였다.
그리고 그 옆에 나 대신 새로운 웨이터의 모습도 보였다.

뭔가 힘들어 하고 있을 모습을 생각했는데
누나는 웃으면서 웨이터랑 얘기를 하고 있었고
더욱 놀라운건 그 옆에 그 보도사장도 있었다.
나는 그냥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
바로 등을 돌려서 다시 집쪽으로 발을 옮겼다.

어떻게 된걸까..?
아마도 누나는 결국
그 보도사장을 신고 하지는 않았나보다..
그리고 다시 그 이전의 관계로 되돌아 갔나보다..


문득 누나가 보도사장에 대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.

"저 나이 먹고 나 정도 착해야 같이 만나주지 어디가서 누굴 만나겠어.."

누나는 정말 그 모든걸 감수하고
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걸 선택한거야?

또 그렇게 번 돈을 갖다 바치고...
돈을 안주면 맞고...그렇게 살면서도
결국 그 안에서 살기로 한거야?

12년이 넘게 시간이 지난 지금도
나는 누나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.

지금은 꼭 행복하게
건강하게
어디에서든 다치지 말고 잘 살고 있기를..

돈 조금만 더 모아서
누나 가게 하고 싶다는 꿈도 이뤘기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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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
제가 겪었던 논픽션이네요
문득 저도 추억에 잠겨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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