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라좌도가 어디여?.jp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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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아쿠아스코어 댓글 0건 조회 380회 작성일 24-04-04 08:22본문
1591년 임진왜란이 터지기 한 해 앞서
마흔일곱의 늦깎이 장수 이순신은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로 임명된다.
“응? 근디 전라좌도가 어디여?”
그렇다.
오늘날 전라도가 전라 북도 와 전라 남도 로 나뉘는 것과 달리
조선 때는 전라 좌도 와 전라 우도 로 나뉘었다.
“아~ 그러면 전라도 왼쪽이니께, 목포나 해남 쪽으로 가면 쓰겄구먼.”
아니다. 그리로 가면 큰일 난다.
전라 좌도 는 남해 쪽을 바라봤을 때의 왼쪽
그러니까 동쪽 을 가리켰기 때문이다.
그리고 동쪽이 왼쪽이므로, 더불어 서쪽은 오른쪽이 된다.
그렇기에 경상우도 수군절도사 였던 원균 과 틈틈이 부딪힐 수밖에 없었는데
경상도의 동쪽은 전라도의 서쪽과 맞닿아 있었던 탓이다.
그러면 어째서 옛날 사람들은 동쪽을 왼쪽, 서쪽을 오른쪽으로 보았을까?
《표준국어대사전》에서 보듯, 이제의 사람들은 굳이 따졌을 때 동쪽을 오른쪽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말이다.
이에 흔히, 저 위에 빨간 밑줄로 그은 문장처럼, 그 기준을 두고서 “왕성에서 바라보았을 때”라고들 새기지만
막상 평안도를 평안동도 와 평안서도 로 나눌 때도
평안 동 도를 평안 좌 도라고 하고, 평안 서 도를 평안 우 도라고 했으니
“왕성에서 바라보았을 때”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을 나눴던 것은 아닌 듯싶다.
만약 그랬다면 서울 위쪽에서는 동쪽이 오른쪽이고 서쪽이 왼쪽이어야 하기 때문이다.
따라서 이는 그저 옛 사람들에게 남 쪽은 앞 쪽으로, 북 쪽은 뒤 쪽으로 받아들여졌던 탓인 듯한데
《표준국어대사전》에도 뒤 가 북쪽을 뜻하는 말로 쓰임이 나와 있고,
《우리말샘》에는 앞쪽 이 ‘남쪽’의 북한어로 올라 있다.
더구나 북풍을 뜻하는 우리말 뒤바람 과 남풍을 뜻하는 우리말 앞바람 ,
북쪽 땅과 남쪽 땅을 이르는 우리말로서 뒤대 와 앞대 가 실려 있기까지 하다.
오늘날에는 흐려진 생각이지만 우리는 원래 북쪽과 남쪽을 각각 뒤쪽과 앞쪽으로 생각했던 것이다.
옛날옛적 백제 에서도 북쪽을 뒤 쪽으로, 남쪽을 앞 쪽으로 여겼음이 삼국사기(뒤 < 디, </span> 知)와 일본서기(앞 < <span data-ke-size="size16" style="user-select: text !important;"> ?, アリヒ)에서 확인된다.
이런 옛 사람들의 생각에 비추어 보면
동쪽이 왼쪽이고, 서쪽이 오른쪽인 것은 딱히 토를 달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.
다만, 우리에게 왜 남쪽이 앞쪽이고 북쪽이 뒤쪽이냐를 따지자면
우리가 단군의 아들딸로서 북쪽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남쪽이 앞쪽이라거나
한낮에 해가 가장 높게 떴을 때 남쪽 하늘에 걸리므로 남쪽이 앞쪽이라거나
온갖 뇌피셜이 돌아가지만 이제 와 알 길은 바이 없다.
아무튼 이순신 장군님이 전라좌수영 으로 헷갈리지 않고 가 주신 덕에
우리는 우리의 앞쪽 바다를 잘 지켜낼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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