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를 비추어 주는 빛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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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아쿠아스코어 댓글 0건 조회 140회 작성일 24-03-30 02:2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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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비추어 주는 빛



1980
년대만 하더라도 동네 전체에
전기가 끊기는 정전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.
해는 졌지만 아직 잠자리에 들기는 이른 시간에
정전이 되어 온 동네가 깜깜해지면 촛불을 켜
잠시 어둠을 쫓았습니다 .

어둠에 있을 때 작은 촛불 하나를 켜면
사람들이 그 빛 아래로 모입니다 .
서로 얼굴을 식별하고 책을 읽고 바느질합니다 .
그 빛 아래 모여 그림자 드리우는 여운 속에서
서로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.

그러나   전기가   돌아와   전등불이   켜지면
방안 어디에도 어둠 없는 밝은 공간이 됩니다 .
사람들은 이제 촛불은 아무 미련 없이
꺼버립니다 .

이제 아침이 되어서 해가 떴습니다 .
햇빛은 온 세상을 덮어 모든 곳을 밝힙니다 .
그러면 사람들은 미련 없이 전등불을 끄고
밝은 햇빛에 모든 것을 맡깁니다 .

더 큰 빛 더 큰 기운 아래
이제까지 어둠을 밝혀왔던 작은 빛과 기운은
힘없이 그 소임을 다하고 사그라집니다 .
사라지는 작은 빛들은 자신들의 소멸에
아쉬움이 없습니다 .

가득 차오른 큰 빛도 언젠가 다시 기울고
작은 빛을 다시 찾아 꺼내게 될 때가
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
때문입니다 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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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손에 들려 있는 빛이 작고 초라해 보일 때면
다른 사람 손에 들려 있는 빛은 크고 화려해 보입니다 .
하지만 내 손의 불빛이 지금 간절하게 필요한
어둠 속에 있습니다 .

어둠에서 내 빛을 보다 잘 전할 수 있도록
지금 잠시 내 빛을 꺼두는 것도
아쉬워할 일이 아닙니다 .


오늘의 명언
자신의 소명을 사랑하면 필시 세상도 사랑하게 된다 .
? 류시화 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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